크라운은 토요타의 준대형 세단 및 크로스오버 차량입니다. 2세대부터 15세대까지는 오너드리븐 지향 후륜구동 준대형 세단이 메인이고 일부 국가를 제외한 일본 내수 시장용 모델이었으나 16세대부터는 아발론과 통합하여 수출시장에서도 판매를 재개했습니다. 5세대부터 10세대까지는 창틀이 없는 하드탑 세단이 크라운의 주류였지만, 11세대부터는 폐지되었습니다. 일부 세대에는 왜건, 쿠페, 픽업 트럭 등의 가지치기 모델이 존재했었습니다.
16세대로 변경된 새로운 크라운 중 가장 먼저 공개된 모델은 크로스오버 형태의 크라운입니다.
사실상 이름만 유지됐고 모든 것이 변경됐습니다. 토요타 최초의 전기차 bZ4X를 통해 도입된 디자인 특징이 반영됐습니다. 크라운만의 디자인 특징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향후 세단형이 공개되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살짝 기대를 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전면부는 bZ4X를 통해 도입된 헤드램프와 그릴 디자인이 적용됐습니다. 범퍼에 거대한 공기흡입구 디자인이 자리하는데, 실제 공기가 흡입되는 면적은 적은 편입니다.
'사장님 차'의 중후한 이미지 대신 세련되고 날렵하다는 인상을 풍기면서도 매끄럽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캐빈(승객이 탑승하는 공간)과 트렁크를 확실히 분리하는 후면 디자인 등은 영락없는 세단의 자태였습니다.
21인치 대구경의 휠이 주는 웅장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휠과 트렁크에 붙어있는 레터링을 제외하면 듀얼부스트와 일반하이브리드 모델의 차이를 알아채기란 매우 어려웠습니다.
2.4L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과 2.5L 하이브리드 모델의 외관상 차이는 크게 없었습니다. 2.4L 듀얼부스트 모델의 후면 영문 엠블럼 색상이 다소 짙고, 투톤 색상의 휠이 적용된 것 외에는 다른 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북미 등 해외시장에서는 크로스오버 형태만 판매되며, 1960년 이후 62년 만에 재진출함과 동시에 북미 시장에서 단종된 아발론의 포지션을 대신합니다.
신형 모델이 크로스오버 SUV로 변경된다는 언론 보도가 이미 여러 차례 있었고, 2022년 6월 일본 특허청에 등록된 신형 크라운의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이는 사실로 밝혀졌었습니다.
차체 사이즈는 15세대 세단 대비 전장 20~70mm(4,930~4,980mm), 전폭 40mm(1,840mm)씩 소폭 커졌으며, 전고 1,540mm, 축거 2,850mm의 크기를 자랑합니다.
우리나라 기준 리미티드, 플래티넘 등 총 2가지 트림으로 나뉘며, 최상위 트림은 투톤 컬러(보닛, 루프, 트렁크, 후면 범퍼 일부)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하였지만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휠은 대구경 21인치 2종류가 제공됩니다.
파워트레인은 2.4T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 맥스) 272PS 및 2.5L 자연흡기 하이브리드(HEV) 186PS 2가지로 나뉘며, 2.5L 하이브리드에는 유성기어 타입 e-CVT, 2.4T 하이브리드 맥스에는 6단 다이렉트시프트 변속기와 맞물립니다. 새롭게 선보인 2.4T 하이브리드 맥스는 기존의 토요타 하이브리드 대비 모터의 개수가 1개 적으며, 퍼포먼스 중심으로 설계돼 가속력과 토크에 중점을 뒀으며, 액티브 가변 서스펜션(AVS) 및 후륜 수랭식 쿨러가 적용된 eAxle(E-Four Advanced) 모터가 탑재됐습니다. 두종류 모두 바이폴라 니켈 수소 메탈 배터리(NiMH)가 장착됩니다. 이로써 크라운은 8기통 엔진에 이어 6기통 엔진조차 사라졌습니다.
일본 내수형은 기존 크라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전통의 왕관모양 엠블럼이 부착됩니다. 해외 수출형에서는 왕관 엠블럼이 아닌 토요타 엠블럼이 부착되는데, 특이하게 우리나라 사양의 경우 일본 내수형에 핸들 위치만 좌측으로 바꾼 것인지, 유일하게 일본 내수형처럼 왕관 엠블럼이 부착됩니다. 아마 신진 크라운의 향수를 기억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듯 합니다.
대한민국 시장에는 1972년 이후 51년 만에 재진출한 해인 2023년 5월 8일부터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해 동년 6월 5일 정식 출시했습니다. 가격은 2.5L 자연흡기 하이브리드는 5,670만원, 2.4T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6,480만원부터 시작한다. 복합연비는 2.5L 17.2km/L., 2.4T 11.0km/L. 참고로 2.5L는 일반유, 2.4T는 고급유 셋팅이라고 합니다.
가격 책정은 아쉽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격은 그랜저 GN7 하이브리드 풀 옵션과 비슷한 수준이면서 옵션은 매우 부실합니다. 통풍 시트는 앞좌석에만 존재하며, 전동 트렁크도 빠지고, 엔진룸 보닛은 가스식 쇼바 대신 아반떼 급에나 들어갈 법한 꼬챙이가 들어갔으며, 한국 사양에는 투톤 컬러를 선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트도 나파가죽 시트 옵션 없이 일반 천연가죽 시트가 들어가서 자잘한 옵션들도 그랜저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심지어 JBL 11 스피커, 패들 시프트, HUD, 이지 엑세스, 메모리 시트, 자동주차 기능은 물량이 적은 2.4T에만 들어가며, 2.5L는 일반 6 스피커가 들어간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커녕 운전대에 붙어있는 버튼들은 조명이 들어가 있지 않아 야간에는 보이지가 않는 불편함은 아발론 때도 지적되었으며 부실한 옵션이 크라운으로 이어집니다.
심지어 렉서스 ES와 비교해도 2.5L 기준 720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렉서스의 가장인 ES 300h의 옵션이 더 좋고, 실내 마감재가 월등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랜저나 ES 대비 크라운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5천만원대 차량으로는 그랜저만 있는것이 아니라 하이브리드만 포기한다면 제네시스 G80 중하위 옵션이나 BMW 520i, 아우디 A6 45 TFSI 등의 선택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라운은 분명 크라운만의 매력이 있는 차였습니다. 필자가 제공받은 차량은 2.5L 하이브리드 모델이었습니다.
타이어 편평비가 좁아 그립감이 살짝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 차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한계영역 운전이 아닌이상 출력대비 그립감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실내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적당한 정도 였습니다. 다만 스피커 숫자가 부족하여 블루투스로 핸드폰 음악을 출력할 시 해상도가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핸드폰 블루투스의 코덱이 어차피 한계가 있는지라 덱이나 별도의 블루투스 리시버를 이용한다면 어느정도 해소는 되겠지만 그래도 차급을 생각한다면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신 가죽의 촉감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렉서스 ES에 비교한다면 그 부드러움은 다소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대신 내구성이 좋은듯 느껴지는 가죽이었습니다. 시트의 착좌감과 대시보드의 조작 편의성은 요즘 차 답게 인체공학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일본차 답게 수납에 아기자기하게 신경써놓은 부분도 필자의 마음에 좋게 다가왔습니다.
어라운드뷰나 디스플레이의 화면 해상도는 윗급인 렉서스 ES보다 나은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시승은 자동차 전용도로와 시내주행을 50:50으로 이루어졌고 적당히 가속감과 감속 그리고 회생제동의 적극성등을 모두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고속주행시에서 풍절음 차단력이 매우 뛰어났으며 외부소음 유입을 차음하는 능력이 탁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고가 일반세단에 비해 높은데도 불구하고 차제의 움직임을 잘 제어해 고속영역에서 불안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50, 그립이 살짝 강조된 사계절 타이어의 장착이 그립감에 도움을 준 듯 합니다.
두 트림 모두 토요타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e-four’가 적용됐는데, 듀얼 부스트의 경우 새로 개발된 고성능 모터가 내장된 e-액슬 기반의 ‘e-four 어드밴스드’가 적용된점도 안정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풀악셀시 고속에서 건조한 엔진음이 살짝 불쾌하게 들려왔습니다. 2.4L 듀얼부스트 차량은 이렇지 않을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주행 질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와 비슷합니다. 모터의 출력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차처럼 조용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하면 엔진 출력을 활용하며 소음이 커지기는 하지만 ‘시끄럽다’고 말할 수준은 아닙니다. 전기차 주행 모드인 EV모드가 있기는 하지만 40km/h 이하의 낮은 구간에서만 활용할 수 있어 실용성은 조금 떨어집니다. 그래서 필자는 전기차 주행 모드를 테스트 해보지 못했습니다.
뒷좌석의 쾌적함을 포기한 대신 트렁크의 수납은 그럭저럭 준수한 수준이었습니다. 체급에 알맞은 크기로 꽤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을것으로 보였습니다.
시승이 끝나고 기록된 주행연비는 19.6km/l였습니다. 회생제동모드를 소극적으로 사용하며 일반차량처럼 운전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연비주행을 한다면 이보다 더 뛰어난 연비를 기록하기란 어렵지 않을것 같습니다.
합리적이고 조용하며 편안한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만족할만한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차키라던지 윈도우 버튼등 소소한 부분은 아직 토요타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았고 어서 상품성이 더욱 강화된 세단버젼이 출시하면 더욱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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